윷점 — 네 개의 윷가락에 담긴 한 해의 점
윷놀이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즐기던 설날의 대표 놀이지만, 본래는 한 해의 길흉을 점치던 오래된 점법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척사점이라 부르는데, 네 개의 윷가락을 던져 나온 모양으로 그해의 운을 읽었습니다. 놀이와 점이 하나였던 셈인데, 그 안에는 우연에 뜻을 담아 읽어 내려던 옛사람의 마음이 깃들어 있습니다.
놀이이자 점이었던 윷
윷은 반으로 쪼갠 네 개의 나무 가락을 던져, 엎어지고 젖혀진 모양의 조합으로 끗수를 정하는 도구입니다. 명절에는 편을 갈라 말을 옮기는 놀이로 즐겼지만, 정초에는 한 사람이 윷을 던져 새해 신수를 점치는 데 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윷으로 치는 점을 척사점 또는 윷점이라 부릅니다. 놀이의 우연 속에서 뜻을 읽으려는 태도는 세계 여러 문화의 점법과도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도개걸윷모 — 다섯 가지 결과
윷가락 네 개 중 젖혀진(배가 위로 온) 것의 개수로 결과가 정해집니다. 하나만 젖혀지면 도, 둘이면 개, 셋이면 걸, 넷 모두 젖혀지면 윷, 넷 모두 엎어지면 모입니다. 각각 돼지·개·양·소·말 다섯 가축에 대응하며, 도는 한 칸 모는 작은 걸음, 모는 다섯 칸을 내달리는 큰 걸음을 뜻합니다. 윷과 모는 각각 열여섯 번에 한 번꼴로 나오는 귀한 끗이라 예로부터 길한 신호로 여겼습니다.
척사점을 치는 법
전통 윷점은 대개 윷을 세 번 던져 나온 세 끗을 순서대로 늘어놓아 하나의 괘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도·개·걸이 나오면 이를 한 묶음으로 보고 그에 해당하는 풀이를 찾는 식입니다. 세 번 던지는 것은 처음·중간·끝, 곧 일의 시작과 과정과 결말을 담으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요즘은 간단히 한 번만 던져 그날의 기운을 보는 방식도 널리 쓰입니다.
예순네 가지 윷괘
세 번 던져 얻는 도개걸윷모의 조합은 모두 예순네 가지가 되고, 이를 옛 점서에서는 짤막한 시구와 함께 풀이해 두었습니다. 각 괘에는 아이가 어머니를 만난다거나, 쥐가 곳간에 든다는 식의 상징적인 그림이 붙어 길흉을 넌지시 일러 줍니다. 이런 상징은 정답을 통보하기보다 처지를 돌아보게 하는 은유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같은 괘라도 처한 상황에 따라 새겨 읽을 여지가 넓습니다.
오늘날의 윷점
오늘날 윷점은 무거운 예언이라기보다, 새해를 여는 가벼운 재미이자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즐깁니다. 좋은 괘가 나오면 그 기운을 믿고 힘을 내고, 주의하라는 괘가 나오면 한 번 더 신중해지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충분합니다. 우연히 나온 결과에 뜻을 붙여 하루를 새로 보는 것, 그것이 윷점이 오래 사랑받은 이유일 것입니다. 가볍게 한 판 던져 오늘의 결과를 확인해 보세요.
윷점은 승패를 가르는 놀이의 우연을 빌려, 한 해와 하루의 결을 넌지시 읽어 내던 우리 고유의 점법입니다. 도개걸윷모가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윷을 직접 던져 오늘의 괘를 받아 보세요.